2025년 KBO 리그, 다시 열광의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팬들의 환호와 기대 속에 모든 팀이 144경기의 여정을 시작하지만, 승패의 향방은 단순한 전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바로 ‘홈과 원정의 경기력 차이’, 그 보이지 않는 균형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죠. 올해는 어떤 팀이 홈 구장의 이점을 살려 치고 나갈지, 또 어떤 팀이 원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을지, 야구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며 그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봅니다.
승률: 홈의 안방 본능, 원정의 싸움 본능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지만, 숫자 이면에 숨어 있는 심리가 승부를 가르기도 합니다. 홈구장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선수들에게는 전장의 본진입니다. 낯익은 그라운드, 편안한 라커룸, 익숙한 루틴 속에서 몸은 가벼워지고 방망이는 예리해집니다. 지난해 LG 트윈스는 홈에서 무려 7할 가까운 승률을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5할 중반으로 내려앉았죠. 반대로 원정에서 강한 팀은 ‘싸움꾼’ 기질을 지녔다고 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NC 다이노스. 창원 원정팀들이 긴 이동에 지쳐갈 때, NC는 오히려 수도권 원정에서 깜짝 승부를 터뜨리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2025 시즌 초반을 보면, 이미 홈과 원정의 승률 편차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화는 대전에서 기세를 올리며 안방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지만, 광주와 사직 원정에서는 타선이 극심한 침묵에 빠지며 연패에 시달렸죠. 홈에서는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9회말까지 집중력을 유지하지만, 원정에서는 경기 후반 실점이 많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결국, 홈의 편안함과 원정의 긴장감은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응원: 홈의 열기 vs 원정의 적막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닙니다. 응원이라는 드라마가 함께 흐르는 감성의 무대죠. 특히 홈 경기의 응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력입니다. 서울 잠실에 울려 퍼지는 '두산 베어스'의 집요한 박수 소리, 대전 한화생명구장에 가득 찬 오렌지 물결은 선수들에게 전율을 일으킵니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홈에서는 기적을 믿게 된다”고 말합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팬들의 함성은 다시 힘을 끌어올리는 연료가 되죠. 반면, 원정 경기는 그야말로 정적과의 싸움입니다. 외로운 원정 버스를 타고 낯선 마운드에 오르면, 선수들은 마치 적지에 홀로 남겨진 전사처럼 느끼게 됩니다. 홈 팬들의 야유, 환호가 뒤섞인 적대적 분위기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건 신인 선수에겐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의 응원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원정에서 퍼포먼스가 급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LG 트윈스처럼 팬층이 두터운 구단은 원정에서도 일정 수준의 '서포트'를 받는다는 것. '잠실 원정이 아닌 제2의 홈'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2025 시즌에는 몇몇 구단들이 공식 응원단의 원정 동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원정에서도 홈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피로도: 이동의 그림자, 체력전의 진실
야구는 체력 싸움입니다. 하지만 관중석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이동’이라는 피로와의 싸움이죠. 홈 경기에서는 경기 전후 루틴이 일정하고, 숙소나 훈련장 접근성도 탁월해 선수들이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정은 다릅니다. 짐을 싸고, 이동하고, 낯선 호텔에서 잠을 청하는 매일이 반복되면서 선수들의 회복 루틴은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부산, 광주, 대구를 기반으로 한 팀들은 수도권 원정을 반복할 경우 체력적 손실이 극심합니다. 2024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긴 9연전 원정 일정을 치르며 투수진이 무너졌고, 그 여파는 시즌 내내 이어졌죠. 2025 시즌 들어 구단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 차량의 리무진화’, ‘이동 전용 스태프 운영’, ‘원정 전지훈련 캠프’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피로 해소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KBO도 이에 대응해 특정 팀의 일정 편중을 줄이기 위한 배려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팀이 2주 연속 수도권→영남→수도권을 반복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식이죠.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 관리, 회복 프로그램의 세분화, 벤치의 로테이션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결국, 체력은 시즌 후반의 성적과 직결되고, 그것은 챔피언으로 가는 길의 첫걸음입니다.
야구는 단지 공을 던지고 치는 경기 이상의 세계입니다. 홈에서는 안방의 여유와 응원이, 원정에서는 생존 본능과 체력 관리가 그라운드를 지배합니다. 2025 KBO 시즌도 이 치열한 보이지 않는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팬이라면 단순한 스코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면에 숨어 있는 승률 편차, 응원의 무게감, 피로의 누적까지 함께 읽어야 진짜 야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팀은 홈에서 강한가요, 아니면 원정에서도 두려움 없는 강팀인가요? 이 시즌, 그 답을 함께 찾아가 보시죠.